‘누드’라는 공통분모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비즈니스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누드 비즈니스가 경기침체, 전쟁, 범죄 등의 불안과 공포로 세상이 뒤숭숭할 때 대체로 호황을 맞는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부패지수가 높을수록 사람들의 호응도도 높다.
70년대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애플Ⅰ’이라는 퍼스널 컴퓨터(PC)를 선보인 애플사를 보자.
이 회사는 ‘애플Ⅰ’에 이어 ‘애플Ⅱ’라는 PC를 내놓으면서 세계인을 열광시켰다. 이에 회사의 설립자이자 CEO인 스티브 잡스는 삽시간에 퍼스널 컴퓨터 혁명을 주도하는 천재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우리나라의 부사, 홍옥, 국광처럼 미국에서 생산되는 사과 종류의 이름을 딴 ‘맥킨토시’라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맥킨토시’는 디자인 전문 컴퓨터로 전문가들에게는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으나 가격이 비싸고 사용이 어려웠다. 거기다 애플사의 컴퓨터는 주변 PC와 호환성을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지향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후발 주자인 마이크로 소프트(MS)가 호환성을 강조한 IBM PC를 내놓자 애플사는 완전히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90년대에 들어서서는 누적된 적자로 부도 위기에까지 몰렸다.
그런데 이 위기를 모면해 준 전략적 상품의 코드가 바로 ‘누드’와 ‘원색’이었다. 우선 애플사는 우리가 그때까지 보아왔던 딱딱한 컴퓨터 디자인에서 탈피하여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누드 컴퓨터를 만들었다. 여기에 연미색만으로 일관해 온 컴퓨터 컬러를 오렌지, 블루베리, 코발트 등의 원색으로 바꾸어 노트북과 컴퓨터를 생산했다. 마우스 역시 누드와 원색의 코드를 적용했다. ‘i-Mac'이라 불리는 이 제품은 생산 1년 만에 200백만 대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애플사의 ‘누드’와 ‘원색’의 코드는 곧바로 우리나라에도 적용되었다. 전자제품으로 최초의 누드 상품이 된 애플사의 ‘i-Mac' 히트를 지켜본 가전업체들이 이를 응용한 것이다. 2000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누드 생활용품들은 역시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무섭게 인기를 끌었다. 선풍기, 세탁기, 가습기, 청소기 등등 일반 가전제품들 중 누드와 원색의 코드가 적용된 것은 단연 판매율도 높았다. 이런 가전제품의 누드화는 색연필, 연필 깎기, 스태플러 등의 문구류에도 적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멀티탭, 디스켓, MP3, 핸즈프리, 디지털 카메라, 체중계, 골프 티(Tee), 시계 등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누드 용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