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정치, 외교, 국방, 그리고 국가 이념 수립까지
조선의 기틀을 세우고, 조선의 역사를 만든 그림자 왕 재상
누가 그들을 2인자로 폄하하는가!
조선은 왕권 중심의 중앙집권국가였지만 실제로는 양반 관료 사회였다. 군주가 명민하지 않고,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해도 전문 관료이자 정치가인 재상들과 조정 신료들이 정국을 운영하고 안정적으로 국가를 경영했다. 표면적으로는 2인자의 자리에 있었지만 정치적으로 1인자였던 조선의 재상들. 때로 당쟁으로 정국을 분열시키고, 때로 국란의 혼돈 속에서 우왕좌왕하기도 했지만, 결국 위기를 극복하고 조선 500년의 역사를 이룩한 서른 명의 명재상들을 통해 조선 지식인의 리더십을 알아본다. 이를 통해 오늘날 필요한 참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위대한 2인자들의 국가 경영의 도!
때로는 국가의 설계자로, 때로는 쿠데타의 주역으로, 때로는 외교관으로
시대를 만들고 시대를 바꾸기 위해서는 시대를 읽어야 한다
조선을 창건한 태조의 뒤에는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셋째 아들에 불과했고, 세자 책봉조차 받지 못했던 태종 이방원에게는 하륜이 있었고,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룩한 세종의 곁에는 황희가 있었다. 왕을 폐하고 스스로 왕이 된 풍운아 세조에게는 한명회라는 운명이 있었다.
지금까지 조선은 왕의 나라이며 재상은 왕과 신료 사이를 중재하고 왕의 의지를 실현하고, 정책을 조언하는 신료들의 우두머리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라는 조선에서 재상들은 실상 왕을 이끌고, 때로는 스스로 왕을 세우기도 했다. 이들은 단순히 왕에게 임명받은 재상이 아니라 스스로 군주를 선택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재상이라는 만인지상의 자리에까지 올라갔다.
500년이라는 유구한 기간 동안 한 씨족이 봉건적으로 왕위를 세습하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라를 운영해간 예는 전 세계 역사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왕권 중심의 중앙집권체제이나 실제로는 양반 관료 사회였던 조선이라는 국가 이념을 설계한 정도전의 생각에서 알 수 있다.
“명민한 신료가 있다면 왕이 누가 되든 국정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
이 책에 나오는 30명의 조선 시대 명재상들은 각 시대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행정가의 모습으로, 때로는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당파를 이끄는 리더이자 정치꾼으로, 때로는 왕을 옹립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국정 설계자로, 때로는 전란에서 국가를 구해내는 외교와 협상의 달인으로 등장한다. 독자들은 생육신과 사육신의 논리에서 변절자로 낙인찍힌 신숙주의 선택이 시대의 요구였음을, 송시열과 이산해의 예송은 정쟁이 아니라 국가 이념에 대한 사상적 차이임을,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이덕형과 이항복이 실제로는 뛰어난 외교관이었음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외에도 우리에게 익숙한 율곡 이이, 황희, 유성룡 등 조선의 재상들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성리학적 유교 질서 사회였던 조선에서 재상이라 함은 문신, 즉 공자 왈 맹자 왈만 주워 삼키는 고루한 서생이라고 흔히 생각되어왔다. 이 책은 그런 통념을 뒤엎으며 시대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얼굴을 바꾸어 가며 시대에 대응하고, 시대를 만들어 간 리더로서의 재상을 재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