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세계적 아티스트인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심도있게 다룬 책이다. ‘비디오아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름에서도 그의 업적과 역사성, 천재성 그리고 그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도대체 세계는 백남준을 두고 왜 그렇게들 말하는가.
백남준은 미술행위를 원천적으로 바꾼 인물이다. 다시 말하면 미술행위라는 것의 개념을 바꾼 인물이다. 백남준은 미술사에 매체의 혁명을 이룬 작가이다. 회화를 캔버스의 이미지에서 텔레비전의 프로그램으로 바꾸었다. 또 조각?설치의 개념도 종래의 덩어리를 깎고 쪼고 새기는 환조(丸彫)나 부조(浮彫) 또는 모빌(mobile)이 아니라 오브제(objet), 앗상블라주(assemblage)의 맥락 위에서 텔레비전 수상기를 콜라주하는 기법으로 바꾸었다. 다시 말하면 그는 전통적인 회화를 프로그램으로, 조각을 텔레비전 콜라주로 바꾼 셈이다. 현대미술의 오브제 개념을 텔레비전에 적용한 화가이다.
백남준의 미술은 소리를 낸다. 어느 작품이나 소리통, 울림통을 가지고 있다. 소리는 세포와 같다. 그래서 백남준의 미술은 음악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기존의 클래식은 아니고 도리어 클래식의 질서와 층위를 깨부수는 음악, 무조음악, 구체음악, 소음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음악적 요소인 소리를 미술로 끌어들이고 나아가서 매체 간의 소통과 결합을 시도하여 소위 ‘복합매체(multimedia) 미술’의 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활짝 열어 놓았다. 그의 미술의 복합매체적 특성은 종래의 예술의 영역에 혼란을 주고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도대체 이게 미술인가, 음악인가, 연극인가, 퍼포먼스인가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미래의 미술은 생활 속에서 예술인가, 기술인가를 애매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백남준은 비디오아트의 가능성과 영역을 확실하게 확장하고 실험하고 간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