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앤 시인의 첫 시집『못다 지은 집』에는 시인이 미국으로 떠나온 뒤 살아온 삶의 곡절과 애환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그만큼 시는 시간의 발자국과 가슴 속의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묘한 영역인 것이다. 떠나온 고향과 이제는 흘러가버린 과거시간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시 〈자화상〉의 시적 진술을 통하여 시인은 가슴 속을 훑고 지나가는 '슬픔 같은 것, 그리움 같은 것'을 직시하고 있다. 거울이나 사진을 통하여 응시하는 자신의 얼굴이 때로는 아주 낯설게 다가오는 경험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현실과 내면의 두 자아를 지칭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