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나이 90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되돌아보니 여느 사람들 못지않게 파란만장했었던 것 같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한국에서 태어나 밀항으로 일본으로 건너와서 재일교포로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로 일본에 건너와서 별의별 일들을 다 겪었습니다. 장사나 사업으로 큰돈을 벌기도 했고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한꺼번에 번 돈을 날린 적도 있었습니다. 한 사업으로 크게 번 돈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또 다른 사업에서 망할 때마다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또 다른 삶을 개척했던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재일교포로서 수많은 역경을 헤치고 일본에서 나름대로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능력이 많아서라기보다 운이 좋아 그리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후손들은 내 삶에 대해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들에게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했던 모든 일들에 대해 소상히 들려주고 싶습니다. 내 아들들이 그리고 내 손자들이 자라날 때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지나온 내 삶을 전했으면 좋았겠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무척이나 후회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고 해도, 나의 이야기를 내 후손들에게 남겨야 하기에 장황하지 않은 소박한 자서전을 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