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시절에 처음 펼쳐본 〈시학〉은 독해가 안 되는 암호문투성이였다. 문학평론가로 등단할 즈음 다시 읽었지만 역시나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수두룩했다. 그래서 〈시학〉 내용이 원래 어려운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번역을 마치고 돌아보니 〈시학〉이 어려웠던 것은 순전히 번역 문장이 엉터리였기 때문이다! 그건 무엇보다도 외국문학 박사인 번역자들의 한국어 문장력이 어설픈 탓이다. 〈시학〉은 쉽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고대 그리스어가 어려울 뿐이다.
이 번역은 될수록 해설 없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생략과 압축을 아주 살짝 풀어주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원전에 충실하게 번역하고자 했다. 또 여러 사람들의 번역이 서로 다를 경우, 누가 어떻게 번역했는가를 참고할 수 있도록 중요 부분마다 주석을 달아주었다.
이 번역판은 보통의 고교생 수준이면 누구나 명석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학〉은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