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 키워드는 '길'이다. 좀 더 정확이 말하면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나름대로 무언가를 열심히 추구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숱한 어려움을 겪고, 때론 좌절하고 때론 실패한다. 한편으론 소중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무던히도 막아버리는 사람들은 도처에 있다.
자신에게 이르는 길은 쉽지 않다. 어떤 이는 그 길을 가려 하다 포기하고, 어떤 이는 길 자체를 떠나려 하지 않는다. 단지 몇몇 사람들만이 좁고 힘들지만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당당하게 걸어간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도 그렇게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가는 청년이다. 물론 그렇게 가기까지의 과정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극심한 성장통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