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근현대 문학작품 가운데서 1930년대의 특수한 소설형태인 가족사소설을 비교 연구한 책이다. 한?중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예로부터 각종 교류가 빈번하였으며 비슷한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외래 제국주의의 침입과 자국 내부의 근대화 과정에 따른 변화와 모순에 직면하면서 양국의 직접적인 영향관계는 거의 단절되다시피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1930년대에 두 나라에서는 동일한 장르인 근대 가족사소설이 나타나고 있다. 서로 연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창작된 동일한 모티브의 작품과 그 서사방식에 대한 비교 연구는 양국 문학의 동질성과 변별성을 확인하고 그 공동의 법칙성을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변화되어 온 사회 문화의 총체적 모습을 고찰하는 데도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작업은 한국문학이 지닌 가치를 재확인하고 그 위상을 높이게 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동아시아 문학이 갖고 있는 특수성 혹은 법칙성을 찾아내는 작업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사소설은 가족소설의 하위 장르로서 ‘한 세대를 구성하는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그 이상의 확대된 가족의 이야기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상을 구현하고 동시대의 이념이나 가치 그리고 전통을 다양하게 수용하여 역사적으로 서술하는 소설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설은 중국의 명나라 이래의 백화소설, 한국의 가문소설을 그 토대로 하면서 서구의 소설과 일본소설의 영향을 받아 창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현대문학에 나타난 가족사소설은 근대적인 리얼리즘소설로서 전통적인 가족소설과 구별되며 식민지 반봉건사회와 반식민지 반봉건사회의 동방나라들에서 생겨난 형태로서 서구의 그것과 일정하게 차이점을 갖고 있다. 한?중 가족사소설은 근대화 과정에 진입하는 격변기의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당대의 가족사소설까지 포괄할 수 있는 장르로 확고히 자리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