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문학에서 여성문인의 위치는 어디일까? 근대여성문인들의 삶의 시공간은 ‘여성’으로서의 길이 견고하고도 명확했던 시대였다. 식민지라는 역사적 시공간은 그녀들에게 남녀의 차별을 넘어 또 다른 억압의 짐을 부여했다. 이중의 짐을 진 그들이 ‘작가’라는 직업을 택하는 순간 제3의 짐을 지는 ‘문제적 개인’의 등장이 시작된 것이다. 여성의 규범과 윤리가 완고하던 때, 작가가 되겠다는 것은 스스로 ‘반항아’가 되겠다는 선언에 다르지 않았던 시절이다. 사회를 향해 여성, 아내, 자식의 목소리를, 때로는 식민지 민중의 목소리를 힘껏 외쳤다. 그 반향은 예상 외로 컸으며, 그래서 일제는 그녀들을 제국의 목소리로 쓰려는 교활함을 보였다. 아쉽게도 일제의 문화적 대변인을 한 그들도 있었다.
여성문인들의 삶과 작품 속에는 우리 근대사의 질곡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들을 만난다는 것은 곧 근대사와의 조우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그들의 삶과 문학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그렇다면 우리 조선의 신여성은 과연 누구일까. 문학계의 김일엽, 음악의 윤심덕, 무용의 최승희, 미술계의 나혜석일 것이다. 물론 나혜석은 화가로 등단하기 전 문학가, 소설가로 등단한 문인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에서는 문필가이자 화가, 여성운동가인 자유를 염원한 나혜석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책 끝 부분에는 대표작을 실었다. 그들의 문학세계를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아무쪼록 이 조그마한 그들이 때론 잊히고, 소외받았던 그들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