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기억’을 중심으로 연구한 이 책은, 기억과 망각에 대한 관심의 중간보고적인 성격을 갖는다. 제1부 전쟁의 기억에서는 유년기 전쟁체험 세대의 세 작가 김원일, 현기영, 오정희 소설에서 전쟁 기억이 어떻게 재현되고 있으며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그리고 그것의 문학사적 의의가 무엇인지를 고찰하였다. 제2부 전쟁의 재현에서는 전상국, 오상원, 이범선, 남정현 소설에서 전쟁과 전후의 문제가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표상과 재현의 심층적 욕망이 무엇인지를 논구하였다. 황석영 소설에 나타난 베트남전쟁의 재현 양상을 고찰한 논문 역시 제2부에 포함시켰다.
이 글들을 통해 나는 작가들의 문학작품에서 전쟁이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객관적인 재현이란 불가능하다. 가장 객관적인 장치인 카메라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사실적이고 객관적이라는 환상을 유포할 뿐이다. 하물며 언어 텍스트인 문학작품에서 객관적 재현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작가의 욕망과 이데올로기에 의해, 경험으로서의 전쟁은 텍스트에서 기억으로서의 전쟁으로 재탄생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