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 때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 심양으로 끌려갔으나 볼모라는 현실을 비관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았던 여인, 존귀한 세자빈이라는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조선 최초 여성 무역상으로 활약한 여인, 무역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청나라 심양관의 살림을 주관하고 노예로 끌려와 고통 받는 조선인을 속환하기 위해 힘썼던 여인.
청나라를 경험하고 천주교와 서양 문물을 접하면서 조선의 개혁과 개방의 필요성을 절감한 여인, 뛰어난 외교술로 남편 소현세자를 적극적으로 뒷바라지하며 조선과 청나라와 관계를 조율한 여인, 이러한 공에도 불구하고 시아버지 인조의 미움을 사 사약을 받고 죽은 왕실 여인.
패전으로 일그러진 조선을 새로운 희망으로 일궈나가러 했지만 도리어 비난받고 억울하게 생을 마감해야 했던 비운의 여인, 민회빈 강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김용상 작가는 민회빈 강씨를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 여성의 표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지를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청나라 심양관에서 볼모 생활할 때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장서서 농사를 짓고 무역을 해야 했던 이유, 노예로 끌려간 백성들의 속환을 위해 누구보다 애썼던 행동들, 청나라와 소현세자와의 순간순간 칼날 같은 위험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한 뛰어난 외교술 등을 작가는 가슴 저미는 절절함으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