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 만에 읽는 100% 만화비평지!!
“한국 만화비평문화에 밑거름이 되다!”
- 만화가 허영만도 표절 사건에 휘말린 적이 있다?
- 러시아 네티즌이 가장 사랑하는 웹툰 작가는 이종범이다?
- 시사만화계의 40대 원로 장도리 박순찬의 꿈은 늙지 않았다!
- 명동 만화거리 재미로에 재미가 사라졌다
- 디지털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융합과 표절의 경계는 없다?
- 프랑스에서 한국만화의 경쟁력은 만화 번역에 있었다!
- 응사 세대 만화독자들은 나정의 남편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웹툰은 흥하지만 만화비평문화가 사라졌다
올해로 한국만화는 105살을 먹었다. 나이만큼이나 한국만화는 영광도 누렸지만 환란도 많이 겪었다. 세계만화사에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핍박과 천대, 멸시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서 성장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00년대 인터넷 환경의 기반으로 급성장한 만화는 웹툰이라는 형식으로 전 세계의 만화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만나고 있다. 아시아의 변방에 지나지 않던 한국만화, 일본 망가의 아류에 지나지 않았던 한국만화가 이제는 지구 반대편 만화의 탄생지인 유럽에도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만화는 인터넷 환경에 맞는 디바이스 덕분에 출판만화의 틀을 벗어나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되었다.
더 이상 먼지 날리는 골방 같은 만화방을 가지 않아도 내 손 안에서 매일 업데이트 되는 만화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더 이상 만화를 보기 위해서 신문과 잡지를 구독하지 않아도 포털사이트에서 언제든지 만화를 볼 수 있다.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더 이상 만화용지에 손때 묻어가면서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문하생으로 뼈 빠지게 지우개질을 하지 않아도 당당하게 만화가로 데뷔할 수 있다. 더 이상 만화가를 꿈꾼다는 핀잔을 듣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만화가 돈 안 되는 싸구려 상품이라는 구박을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허한 것은 왜일까? 한국만화 100년을 넘어서는 이 시점에 아직도 우린 만화문화에 대한 눈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중문화 아니, 문화상품으로서 만화를 추앙해오면서 한국만화를 제대로 된 관점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평가하고 비평할 공론장이 부재해온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1990년대 중후반 체계화되지 않았지만 만화에 대해 서슴없이 논했던 만화비평문화가 있었다. 아직도 혈기왕성했던 그때 그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잊지 않고 있다.
다양한 만화비평문화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만화비평지 《엇지》의 창간 욕구는 만화비평문화에 대한 굶주림에서 시작되었다. 전례 없는 웹툰의 호황시대에 오히려 비평의 초심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소박한 바람에서 만화비평지 《엇지》 창간을 실행하게 되었다. 예술작품과 예술비평은 악어와 악어새와 같다. 상대의 존재가 있기에 서로가 존재하는 법이다. 최근 들어, 만화계에 만화비평문화와 문예만화 등 만화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무크지들이 출간되면서 만화비평의 춘풍이 일고 있다. 정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기쁘다. 아울러 만회비평지 《엇지》도 사막에서 만난 생수 한 병이 되길 기원한다. 앞으로 만회비평지 《엇지》는 다양한 만화비평문화에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만화비평지《엇지》창간호를 엿보다
계간희망 만화비평지 《엇지》창간호는 인터뷰, 문화읽기, 평론, 발언대 그리고 리뷰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세계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한국 웹툰의 현황부터 한국만화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주제 등 다양한 만화문화에 대한 비평을 담았다.
엇지 인터뷰에서 한국 만화계의 진주라고 할 수 있는 3명의 인터뷰이를 만날 수 있다.
신문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사만화계에서 촌철살인의 그림맛을 보여주며 《경향신문》에 19년째 연재되고 있는 네 컷 시사만평 〈장도리〉의 박순찬 작가, 한국을 자랑하는 웹투니스트로 유럽 네티즌은 물론, 러시아 네티즌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이종범 작가, 다음으로 지금 프랑스에서 한국만화 붐을 일으키는 데 한몫을 담당하고 있는 프랑스 만화 전문 번역가 강미란 씨를 만났다.
박수찬 시사만화가에게 장도리만의 시사만평 뒷이야기와 재미를, 웹투니스트 이종범에게는 세계 속에서 한국 웹툰의 경쟁력을 물었다. 특히 국내에 처음 알려지는 강미란 프랑스어 만화 번역가는 프랑스에 한국만화가 처음 출간되던 2002년부터 유명한 한국만화(천계영, 강성수 등의 만화)를 거의 다 번역했으며, 왕따와 이지메의 뉘앙스를 구분하여 번역할 정도로 만화를 통해서 프랑스 젊은이들에게 한국만화문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엇지 평론에는 한국만화계가 당면한 문제에서부터 한국만화의 근현대사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주제가 담겨 있다.
먼저, ‘별그대’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그대〉의 표절 문제와, 만화가에서 영화감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더 파이브〉의 정연식과 〈변호인〉의 양우석 작가를 통해서 디지털 시대 영상 콘텐츠 시대에서 융합의 의미를 분석했다.
1970년대 잡지 《뿌리 깊은 나무》에 실린 문학가 오규원의 만화비평을 통해서 한국만화의 비평문화사를 되짚어 본다. 군사정권 시대에 사회악으로 취급을 받던 만화를 대중예술로서 높이 평가한 문학가 오규원의 만화사랑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오규원의 비평 때문에 만화가 허영만이 표절 사건에 휘말리는 일화를 소개한다.
그 외에도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명동의 만화거리, 즉 재미로와 재미랑 사업의 결과를 예술 디자인 관점에서 평가했으며, 만화가 김원빈의 《주먹대장》으로 살펴본 한국만화 복간사업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또한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고 뜨고 있는 포툰의 교육적 의미, 만화의 그로테스크에 숨겨진 미학적 고찰, 만화와 그림책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연출기법, 하일권의 성장 만화 3부작에 대한 비평 등을 다루었다.
엇지 발언대에서 한국 만화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26대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선거로 본 한국만화계의 현실을 진단하면서. 아울러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이충호 만화가와 임원진에게 바라는 진심어린 마음을 담았다.
엇지 리뷰에는 1980년대 순정만화로 살펴본 ‘응사’ 신드롬과 ‘오빠 열풍’에 대한 단상, 푸드 포르노라고 할 정도 먹보 전성시대를 만든 만화 《맛의 달인》과 《심야식당》의 의미, 프랑스 미술만화의 선구자인 만화가 자크 드 루스탈의 작품으로 본 예술만화 등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