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한국적인 문화 환경 속에서 사고하고 생활한다는 것은 지극히 운명적이다. 크리스천들은 기독교란 종교를 받아들여 놀라운 신앙 역사를 일으켰는데, 이런 일련의 역사 과정이 절대적이라고 보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유교가 동양적인 종교인 것처럼 기독교는 서양적인 종교이다. 동양에는 동양인들이 일군 전통문화가 있듯이, 서양에는 서양인들이 일군 문화를 흡수한 기독교가 있었다. 그래서 서양 문화의 지배적인 종교적 패턴들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기독교에 의해 고취되고 성취되었다. 서양의 문화는 그 성취나 실패에 있어 기독교의 정신, 그리고 인간과 세계와 실재와 神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기독교인들은 열기가 남달라 세계적인 선교화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고등종교이기는 하지만, 인류 모두가 다가설 수 있을 만한 보편적 종교는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이해한 기독교는 진리적으로 객관적이지 않다. 인류가 바란 구원 문제를 전적으로 의탁할 수 없다. 인류가 구원되는 과정에서 맡겨진 일부 소임을 담당한 것뿐이다. 맹자는 역성혁명(易姓革命) 사상을 통하여 민심을 잃은 왕조{姓}는 바꾸어 天命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하였는데, 기독교가 정말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 등 동양의 제민을 구하는 데 있어 더 이상 희망을 줄 수 없는 종교라고 한다면 담당했던 인류 구원 사명은 이제 걷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