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바에 맞은 축구공
크로스바에 맞은 축구공은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
크로스바에 맞은 축구공이 떨어진 후에야 희비가 온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길이다.
누구든지 자신에게 안겨진 시험을 피하려 하지 말고 기쁨으로 맞아드리라고 한다.
크로스바에 맞은 공이 골이 되었던 아니면 그와 반대로 골이 되지 못했던 크로스바에 맞은 축구공은 어디든지 가기로 되어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이와 같이 어디로든지 가고 있는 것이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가는 세월 막을 수 없고 오는 세월 맞이하지 않을 수 없다.
크로스바에 맞은 축구공은 승자의 기쁨을 주거나 패자의 슬픔을 주거나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지구는 태양 둘레를 시속 1800km로 자전하면서 시속 1890km를 공전하고 있다.
이런 공전과 자전을 멈추지 않는다.
인생살이 가운데 슬픔과 기쁨도 마찬가지로 오가고 있으며 맞고 싶지 않다고 피할 수 없는 것이다.
GPS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편리하지만 휴대폰이 필요악이듯 GPS 역시 필요악이다.
편리추구, 이익추구, 가난극복이 행복추구는 되지 못한다. 평화에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비효율이 제거될 수 있고 효율성을 얻는 것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마치 진리를 거부하고 비진리 속에 사는 것처럼 가짜가 진짜보다 득세하는 이 세상에서 안거낙업(安居樂業)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비록 형이상학적이긴 하지만 마음의 즐거움이 되겠다.
학문하는 사람은 소심심고(素心深考)의 마음가짐으로 〈위반의 철학〉 속에서 여생을 건강하게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
한 달에 한 권꼴로 책 쓰려던 내가 이번에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하루 한 편씩 쓰던 글을 하루 두 편씩 써서라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함에는 톨스토이의 마음처럼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일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