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기원에 나오는 손님들이 바둑을 두는 것은 중반전을 위해서입니다. 중반전이 바둑의 엑기스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치고받는 재미, 중반전은 정말 신나는 무대입니다. 고수가 되려면, 바둑의 참맛을 느끼려면 체계적인 포석과 정밀한 끝내기를 갖추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그런 걸 추구하는 바둑팬 못지않게 마음 내키는 대로 중반전을 뛰어다니는 우리 기원 손님들도 모두 훌륭한 바둑팬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중반전 안내서입니다. 제목부터가 우리 동네 애기가들의 중반 본능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진격의 중반전’입니다. 기원 손님들이 좋아하게 생겼습니다. 중반전 책은 물론 많고도 많은데, 대부분은 공격이면 공격, 타개면 타개, 하는 식으로 각론 위주의 설명입니다. 이 책은 좀 다릅니다. 프로 고수의 실전보에서 재료를 발췌해 중반의 긴 과정을 따라가면서 형세판단을 곁들여,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필자는 바둑 일류에게 배울 수 있는 요소를 4가지 관점에서 제시합니다. ‘형세 파악 능력’ ‘변화에 대한 적응력’ ‘폭넓은 사고에 의한 수읽기 능력’ ‘마음 다스리기’ 등입니다. 여기에 따라, 프로 일류는 어떻게 판세를 읽어가는지 각 대국마다 지침을 둔 점도 이색적이고도 참신합니다. 인생에도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입니다.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 그대로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그냥 흉내만 내셔도 좋습니다. 굳이 기초부터 차근차근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성년들은 어려운 것을 먼저 접하면 쉬운 것들은 저절로 체득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둑 자체가 유기적인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줄기차게 진격하다보면 어느새 포석도 탄탄해지고 끝내기도 정교해질 것이며 사활도 밝아질 것입니다. 바둑을 사랑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덤입니다. 지난해 30대 중반의 나이로 타이틀에 복귀해 우리 바둑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던 목진석 9단이 감수를 맡아 주었다는 것도 믿음직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