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센티미터의 큰 키를 유독 돋보이게 하는 긴 팔다리에
삼촌 같은 푸근한 인상과 털털한 웃음 사이로 엿보이는 매서운 눈매,
30여 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느라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린
아트디렉터 홍동원의 아주 사적인 디자인 노하우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아트디렉터 홍동원이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이렇다. 논리적이지 않은 것, 순간의 영감이 재현되는 것, 결코 글로써 설명될 수 없는 것, 글과 글보다 빠른 사람의 마음 사이, 그 간극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처음 디자인을 시작하거나 관심을 두는 이들은 대체로 디자인 이론서에 집중한다. 정형화되고 체계화된 이론과 방법에 따라 디자인을 체득해간다. 그러나 디자인은 숫자가 아니다. 정답이 없다. A에서 B가 나올 수도, A에서 C가 나올 수도 있다. 이 책의 제목이 《오밤중 삼거리 작업실》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디자이너들은 클라이언트로부터 하나의 주제를 받고, 기로에 선다. 왼쪽 길로 가야 할지, 오른쪽 길로 가야 할지 수차례 망설인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디자인은 완성된다. 홍동원은 자신의 작업 일화를 감정을 걸러내지 않고 서슴없이 기록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디자이너가 처한 작금의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그의 사적인 면까지 엿보이는 이 책이 디자인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선배 디자이너의 앞선 경험이 주는 지혜를, 출판디자인을 지망하는 이들에게는 머릿속에 디자이너로서의 상이 그려지는 현장감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