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문이 열리자 영철 선생이 들어선다.
“어디 아픈가!”
옥은 그제야 머리에 동인 수건을 슬그머니 벗어서 뒤로 감추며, “아뇨, 언제 오셨나요?”
“지금 오는 길일세. 어디 아픈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며 묻는다.
“아니야요.”
“그새 동경서 편지 왔겠지?”
“네, 어제 왔습니다.”
“음, 잘 있다던가?”
“네.”
“다른 말 없어?”
옥은 머리를 숙였다. 갑자기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
“왜? 무엇랬던가?”
“저…… 아니요.”
그의 입은 굳디 다물어졌다. 그리고 그의 흰 목덜미에 새파란힘줄이 불끈 일어나는 것이었다. 선생은 그의 입술을 바라보며무거운 침묵 속에서 그의 속을 어림하여 보았을 때 가엾음보다도 감복됨이 앞서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