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사회활동이 자유로웠던 시기도 아니었던 1930년대,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류 시인 혹은 여류 작가들은 대중들에게 작품보다는 사생활 같은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자존심 세고 내성적인 그녀의 성격은 작품에도 그대로 우러 나온다.
돌아갈 기약 없는 고향에 대해 쓴 "향토유정기"에서는 항상 책 읽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표현 되었으며,
텁석부리 열감으로 표현한 아버지가 해 주는 옛날 이야기를 작가는 몹시 그리워한다.
부모님에 대한 추억은 "겨울밤의 이야기"에서도 불 수 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죽은 조카의 생기 넘치던
그 때의 모습에 사무치게 서럽던 작가의 마음 여린 내면을 보여준다.
관악산 등정 한 번으로 세상에 못 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마구 내뿜는 작가는 사뭇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노천명 시인의 유일한 연애담이 "나의 이십대"에서 살짝 나온다.
그녀는 자신의 이십대 시절을 화려하게 보내지 못 하고 허비한 것에 대한 회한으로 자신을 어리석고 약했다고 표현했다.
그녀의 수필들은 주변의 사소한 것에서 그녀의 내면의 깊이를 드러내어 독자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느끼게 한다.
이번 수필집에서는 그녀의 수필 23편을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