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전후에 사무실 타자기로 찍어본 몇 편의 시(?)를 복사하여 지인들에게 주면서 스스로 시인이라고 생각했다. 감성 수필이라고 하여야 했다. 넋두리나 자기만족으로 홀로 흥얼거리는 것을 내놓은 것은 확실히 쉽게 흥분하는 철없는 젊음 탓이었으리라. 그 후 군 시절의 이야기를 수복 씨 도움을 받아 작은 책자로 찍어 보았고, 서른 살 전에 세 번째 책을 발간하였다. 가끔 지인들이 요즘도 시를 쓰냐고, 시집을 내지 않느냐고 물을 때 민망하여 웃기만 하였다. 어깨너머로 배운 치기가 부끄러웠으나, 그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아, 인터넷 카페,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정제되지 않은 글을 올리곤 하였다. 그렇게 쏟아 놓은 것들을 정리하여 이번에 책으로 꾸몄다. 내가 찍은 사진을 어설픈 양념으로 같이 버무렸다. 이 책이 그대를 불편하게 하였다면 전적으로 나의 무능과 무례이고, 조금이라도 웃게 하였다면 모두 하나님의 축복이며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