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荷汀) 최순향(崔順香) 선생님은 우리 시조문학계에 보석 같은 분입니다. 지령 100호를 넘긴 대표적 시조전문지인 《시조생활》의 주간으로 오래 봉사해 오시며, 왕성한 작품 활동과 후학 지도 등 시조발전에 크게 기여해 오셨습니다. 또한 세계전통시인협회 부회장으로 시조의 국제화에도 앞장서고 계십니다.
선생님을 처음 뵌 건 2011년 늦가을, 냉기가 돌기 시작하는 성보용 선배의 사무실에서였습니다. 시를 공부하자는 선배의 제안에 동의한 책임감 반, 호기심 반으로 사무실에 갔었고, 거기서 선생님, 그리고 함께 공부할 두 분(권정숙 시인과 김기자 시인)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첫인상은 단아했고, 안경 너머 숨어 있는 눈빛은 여학교 시절에도 저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조가 무엇인지, 우리 민족에게 그리고 문학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어떤 구조로 되었는지, 어떻게 써야 되는지 등에 대하여 강의하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약학을 전공하셨다는데, 시조는 물론 문학 전반에 걸쳐 막힘이 없었고, 동서양의 고전을 자유롭게 넘나들었습니다. 두세 시간 동안 자세를 흩뜨림이 없었고, 때때로 적절하게 구사하시는 유머는 우리의 피로를 날려 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시조 공부를 시작한 지도 어언 4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려는 분들이 참여하여 열 분의 시조시인들로 삼소회(三笑會)라는 동인회를 결성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기 짝이 없지만, 우리가 등단도 하고 나름대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선생님의 지도 덕분임을 회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던 터에, 올해 선생님의 칠순을 맞이하여 문집을 봉정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작품을 한데 모으는 것이 의미 있을 것 같아 선생님의 주옥같은 시조와 평론을 엄선하고, 여기에 회원들의 작품을 덧붙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우리를 시조시인의 길로 인도해 주시고, 좋은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께 회원들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문집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