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도서는 ‘고전의 향기’ 수필집이다.
人而無信 百事皆虛 (인이무신 백사개허)
‘人而’(인이)는 ‘사람이’로 해석한다. 而는 그리고, 그래서, 그러나 등 접속사로도 사용되고, 명사뒤에 붙어서 조사격으로 ‘은는이가’로 해석한다. 여기서는 사람에 붙어서 조사로 활용된다.
‘無信’(무신)은 믿음이 없다는 뜻이다. 無의 반대는 있다는 ‘有’이다. 無는 불에 모두 타버려서 그 형체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信은 곧 믿음이다. 믿을 신(信)은 사람과 말의 합성이다. 사람 인(人), 말씀 언(言)이다. 믿음의 기준이 바로 말(言)이라는 뜻이다. ‘믿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을 보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믿음은 신뢰이며, 아무 조건없이 믿는 것이 아니다. 은행에만 가더라도, 사람의 인격을 보고 믿는 것이 아니다. 믿음은 하나의 성적이며, 상호관계의 점수와 같다. 은행에서 왜 담보대출을 할까? 그 이유는 사람은 믿지 못하여도 땅은 믿기 때문이다. 믿음의 부족을 땅과 건물로 대신하는 것이다. 이처럼 믿음은 감정적인 단어가 아니라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환산되는 수치이다. 쓸모있는 믿음을 일컬어 ‘신용’(信用)이라고 한다. 쓸모있는 신용이 없다면, 신용불량자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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