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기념시집」은 해방 다음 해인 1946년 발간한 초판본 시집이며 16인이 모두 16편으로 꾸민 작품집이다. 김태준의 시발로 구성된 좌·우익 조선문학가동맹 단체를 주축으로 간행되었다.
본문 대부분은 원전 그대로 훼손하지 않도록 충실히 하였다.
나의 길
(삼일기념의 날을 맞으며)
─오장환─
기미(己未)년 만세 때
나도 소리 높여 만세를 부르고 싶었다.
아니 숭내라도 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그전 해에 났기 때문에
어린애 본능(本能)으로 울기만 하였다.
여기서 시작한 거이 나의 울음이다.
광주(光州)학생 사건 때
나도 두 가슴 헤치고
여러 사람을 따르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중등학교 입학시험에 미끄러져
그냥 시골구석에서 한문을 베울 때였다.
타고난 불운(不運)아 여기서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