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大地)」는 저자의 대표 시집 중 첫 번째 1937년 초판본(풍림사 刊) 작품집이다.
이어서 만가(輓歌)(1938), 동물시집(1939), 빙화(氷華)(1940) 등 여러 작품들이 있다.
현재 작품은 모두 18편을 담은 초간본 작품이다.
본문은 대부분은 원전 그대로 훼손하지 않도록 충실하고자 하였다.
〈대지(大地) 1〉
언덕 풀밭에는 노─란 싹이 돋아나고
나무ㅅ가지마다 소담스런 이파리가 터져 나온다
쪼그라진 초가(草家)추녀 끝에 창(槍)ㅅ처럼 꽂힌 고두름이
햇볕에 하나둘씩 녹어 떨어지던 날이 어제 같건만──
악을 쓰며 달려드는 찬바람과 눈보라에 넋을 잃고
고달픈 새우잠을 자던 대지(大地)가
아마도 고두름 떨어지는 소리에 선잠을 깨었나 보다!
얼마나 우리는 고대(苦待)하였던가?
병들어 누어 일어날 줄 모르고 새우잠만 자는 사랑스런 대지(大地)가
하로바삐 잠을 깨어 부수수! 털고 일어나는 그 날을!
흙 내음새가 그립고,
굴속 같은 방구석에 웅크리고 앉었기는
오히려 광이를 잡고 주림을 참는 것만도 못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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