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귀를 가진 보랏빛 아기 공룡, 수와
전남 여수에서 뱃길을 타고 들어가는 작은 섬, 사도에는 공룡 발자국이 있다. 약 7000만 년 전에 찍힌 공룡의 발자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섬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기도 하고,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멀고 멀고 아주 먼 옛날, 이곳에서는 크고 작은 공룡들이 어슬렁거리며 그들만의 세계를 누리고 있었을 터. 누군가는 이제 화석으로만 남은 공룡의 생김새를 이렇게 저렇게 그려볼 것이고, 누군가는 야수성이 꿈틀거리는 약육강식의 논리를 더듬을 테고, 누군가는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존재에 대해 쓸쓸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작가 이경혜는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이는 아기 공룡을 떠올리고 몇 년 동안이나 묵힌 다음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로 탄생시켰다. 『사도사우루스-사도의 공룡』이 바로 그 작품이다.
『사도사우루스』는 ‘사도’라는 구체적인 현실의 섬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작품이지만 동시에 호수와 초원을 품은 상상의 공간 사도를 새롭게 그려 낸다. 또한 지금은 화석이나 발자국만으로 남아 실제 모습을 어느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는 공룡들에게도 아름다운 깃털과 따뜻한 심성을 부여하여 매력적인 주인공을 창조해내었다. 주인공 ‘수와’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색색가지 깃털 때문에 ‘무지개 공룡’이라 불리는 초식 공룡이며, 건기와 우기 딱 두 가지 계절만 있는 백악기의 사도에서 처음으로 귀를 갖고 태어난 아기 공룡이다. 누구보다도 예민한 귀 덕분에 세상의 온갖 소리에 즐거워하며 바람소리를 흉내내어 자신의 이름을 지은 수와는 먼 데서 접근해 오는 육식 공룡의 발소리도 들을 수 있어 파수꾼 역할까지도 톡톡히 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수와는 아기 악어 공룡 시루를 만나 친구가 되고, 시루에게서 난생 처음 자신이 살고 있는 사도가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라는 것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물, 바다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쑤와- 쑤와- 하고 거센소리로 파도를 일으킨다는 바다. 게다가 자신보다 덩치도 작은 시루가 산을 두 개나 넘어 탐험을 하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와는 자신도 바다를 보러 떠나기로 결심한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모름지기 세상 밖으로 나가 봐야 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