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 책에 거론된 60명 인물들의 생애를 통해 그들의 ‘삶’과 ‘죽음’과 ‘묘비명’이라는 이 세 가지 문제를 하나의 전체로 붙잡아 그 모순을 뛰어넘는 ‘인간 실존의 궁극적인 모습’을 형상화시켜 보고자 했다. 죽음 앞에 명예로운 삶을 위하여, 자기 구원을 위하여,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는 이들의 인생을 보라. 내 삶의 지표이자 지혜가 될 것이다. 현재 삶의 허무로 고민하는 분들이나 실의에 빠져있는 분들은 이 책에 수록된 여러 인물들의 ‘삶과 죽음과 묘비명’을 거울삼아 다시 한 번 자신을 진지하게 성찰한다면 새로운 용기와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영원은 시간 속에 감추어진 순간이라, 삶은 죽음으로 옷을 입고 죽음은 삶으로 옷을 벗는다.
‘삶과 죽음’이라는 큰 명제에 비하면 일상의 사소한 것들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들인가? 사업에 실패한 분들은 사업은 단지 살아가는 방편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사랑의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는 분들은 세상에 사랑할 대상은 무수히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대학 입시에 실패한 학생은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소유의 허상, 사랑의 각론(各論), 입시의 구체성 속에서 헤매는 분들에게 ‘삶과 죽음’이라는 태산 같은 추상(抽象)의 파도는 삶을 크고 멀리 보게 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미리 자신의 묘비명을 써보라는 충고도 인생을 크고 넓게 보며 살아가라는 충고와 다르지 않다. 물론 오늘 당장 살아가야 하는 현실 속에서 삶과 죽음의 형이상학적 의미를 깨닫는다 하더라도 그 약효는 오래 가지 못하고 이내 일상의 치열함 속에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 깨달음의 잔재는 무의식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소한 감각적 사건을 계기로 검(劍)처럼 되살아나 아주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