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자(專制者)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의 공적은 사재(私財)를 털어 순문예지 〈창조〉를 발간했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가 중심이 된 〈창조〉는 순문학운동의 최초의 깃발로 그는 〈창조〉를 통해 첫째 구어체 문장을 확립하고, 둘째 설교나 계몽성의 목적의식에서 벗어나 근대리얼리즘을 실천했다. 그의 처녀 중편 〈약한 자의 슬픔〉과 제2작 〈마음이 옅은 자여〉는 처음부터 심리 묘사와 성격 창조에 그 특성을 발휘함으로써 근대소설의 사실성을 부여하였다.
1921년 〈창조〉 9호에 발표된 단편〈배따라기〉는 육친 사이의 삼각애정을 취급한 향토적이고 낭만적 정서를 풍기는 우수한 작품으로 한국 단편소설의 전형(典型)을 창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구어체 문장과 묘사에 이어서 현재·과거에 대한 시제의 구별, '그'라는 대명사의 채택, 그리고 치밀한 구성, 실감있는 묘사를 통해 문학에서 예술성의 창조를 주장하는 등 본격적인 문학을 개척한 근대 단편소설의 최초의 개척자였다.
그는 뒤에 〈감자〉와 같은 우수한 전형적 자연주의 작품을 발표했거니와 〈목숨〉 〈유서(遺書)〉 〈명문(明文)〉 〈정희〉 〈발가락이 닮았다〉 〈K박사의 연구〉 〈김연실전(金姸實傳)〉 등에서는 자연주의적 경향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의 작품 경향은 〈광화사(狂畵師)〉 〈광염소나타〉 등 예술성에 탐닉(眈溺)한 우수한 단편과 〈붉은 산〉 〈태형(笞刑)〉, 그리고 장편 〈운현궁(雲峴宮)의 봄〉 〈젊은 그들〉 등 민족주의적 경향 내지 역사소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채롭고 풍부하다.
그의 작품 속에는 탐미적인 예술지상주의(藝術至上主義)와 자연주의적인 인생관이 공존하고 있는 듯이 보이면서도 역사소설에서조차 그 근본적 바탕에는 진지한 자세로 현실과 대결하려는 문학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
리고 생생하고 박력있는 사실적인 문장으로 리얼리즘에 일관하고 있는데, 이는 김동인이 자신의 일생을 문학과 더불어 문학을 위해 죽은 작가적 정신과 아울러 선구자적인 실험정신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특히 1929년에 발표한 그의 평론 〈한국근대소설고(韓國近代小說考)〉와 1938년의 〈춘원연구〉는 그 예리한 분석과 평가로 근대적인 문예 비평의 문학사적인 의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