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어머니를 따라 빨래터에 쫓아다닌 듯하나 이렇다 하고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자취는 없습니다. 좀 자라선 공부하러 뛰어다니기에 가정일에는 전연히 손도 대어보지 않았습니다.
이십여 세에 나는 출가를 하였습니다. 음식도 바느질도 빨래 같은 것도 할 줄 모르는 것이 가정에 들어앉아 놓으니 이 위에 더 가깝하고 안타까울 데는 없는 듯합니다. 연애시기를 지나 결혼기에 들어온 남편은 왜 그다지도 쌀쌀하고 냉정합니까. 참말 눈물겨운 일입니다. 더구나 남편은 구여성을 전 아내로 가졌더니 만큼 그의 눈에 비치는 나는 아마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모양입니다. 나는 거의 날마다 남편과 싸움을 하고 친가로 간다고 보따리를 싸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선뜻 그리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나의 이성이 나를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편과 날마다 쌈하게 되는 이유를 가만히 생각하니 내가 가정일에 서툴러서 그러한 듯하였습니다. 그 후 나는 적으나마 가정일에 충실해야 할 것을 깊이 깨닫고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기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