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 시인의 첫시집이다. 그에게 시詩라는 존재는 가까이 있었지만 머나먼 영역으로 간주하며 지냈다. 회중 앞에서 제법 시를 읽는 것처럼 보였지만 시를 쓴다는 것은 쉽사리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시는 어렵고 지루했던 국어 선생님의 수업시간과도 같았다.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면서 고갈되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았다. 채워짐 없는 내면의 감추어진 광야를 만난 것이다. 그런데 우연처럼 다가와 필연적인 만남으로 시는 그의 메마른 광야에 생명을 움트게 했다. 그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매개체가 된 것이다. 시를 통해 수줍은 첫 인사처럼 인생의 광야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광야에게 진솔한 그의 길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