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2017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1900년대 초반을 살았던 작가 현진건......
시대적 배경이 다르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고 가슴 아파하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하구나 느끼는 것은 이곳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공간적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본다면 역사란 시간의 지배를 받는 시간의 축이 아니라, 공간의 지배를 받는 공간의 축이 아닐까 한다.
학교 다닐 때 시험 문제에 나오는 소설로 공부했던 한국문학의 대표 단편소설들을 요즘 다시 읽어보면서, 그 때는 느끼지 못했던 재미와 감동을 느끼고 있다. 공부로 봤던 소설은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지기만 했었는데, 편하게 읽는 요즘은 참 재미지다.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그들 나름의 유머와 삶의 즐거움, 긍정적 사고, 슬픔을 슬픔으로만 느끼지 않고 시대정신을 갖고 극복하려했던 노력 등등......무엇보다도 생활인으로써 삶에 대해 관조하는 내가 작품을 보면서 공감하기에 감동의 정도가 다르리라.
한국문학, 다시 읽는 즐거움......여러분도 누려보길 바란다.
〈그리운 흘긴 눈〉은 1924년 2월에 잡지 〈폐허이후〉에 발표된 작품으로, 사랑을 대하는 두 남녀의 아이러니한 감정과 인간비극에 대한 연민이 작가의 능수능란한 묘사로 탁월하게 표현된 단편소설이다.
사랑에 대한, 서로에 대한 마음의 온도가 다른 두 남녀의 극단적인 자살시도를 통해서,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을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는 인상적인 작품이다.
작품 내용중에,
"죽어가면서도 나를 생각할 만큼 거룩한 사랑을 가진 그이는 기뻐해야 옳을 일이 아니에요? 좋아해야 옳을 일이 아니에요?"
"그렇게 성을 내고 나를 흘길 일이 무엇이에요? 내 그른 것은 어찌됐든지 그 때에는 그이가 야속한 듯싶었어요. 야속하다느니보담 의외이었어요."
"그런데 시방 와서는 그 흘긴 눈이 떠오를 적마다 몸서리가 치이면서도 어째 정다운 생각이 들어요. 그리운 생각이 들어요!"
이 부분을 보면서, 이중적이고 포독스러운 여인에게서 또한 천진함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여자...... 모를 일이다.
2017년. 10월. 바삭바삭한 빨래의 느낌이 좋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