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매미 노름을 시키는 노인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머리에다 흰 물을 잔뜩 들여가지고 손자 뻘이나 되는 어린 학생들의 코 묻은 돈푼을 옭아내자니, 확실히 향기롭지 못한 노릇이었다.
자기 자식도 그들과 꼭 같은 어린것이 학교엘 가고 있다.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가르쳐 주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꼬여서 옭아 먹자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나이가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아들 영돈이가 밤 늦게 권서방 손에 이끌려 들어온다. 사연인즉, 물매미 노름에 돈 잃고 속상한 마음에 학교도 빠졌다는 것이다.
노인은 아들에게 뭐라고 추궁할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