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뛰어넘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통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악마’라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비난은 르네상스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러서도 완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마키아벨리즘’, ‘마키아벨리스트’ 등과 같은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낼 정도로 그의 이미지는 확대되고 재생산되었다. 더불어 그의 저서들 역시 금서로 지정될 정도로 배척당했다. 『군주론』은 정치 행위가 종교적 규율이나 전통적인 윤리적 가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생각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위즈덤하우스에서 발간한 시리즈 〈완역에서 완독까지〉의 첫 책으로,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다양한 영문판본 및 이태리어판본을 참고했다.
마키아벨리가 제시하는 군주의 의무
마키아벨리가 태어난 1469년 무렵의 피렌체는 르네상스 예술의 후원자로 알려진 메디치 가문이 30여 년째 지배하던 무렵이었다. 15세기부터 마키아벨리가 반역 혐의로 수감된 해인 1513년까지 이탈리아, 특히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꽃을 활짝 피웠지만, 한편으로는 메디치 가문의 오랜 통치에 따른 반대 세력의 반발, 정치와 종교가 뒤엉킨 이탈리아 도시 국가의 복잡한 역학 관계와 그들 간의 전쟁, 프랑스의 개입 등으로 혼란한 상황이기도 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가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군주의 의무였다. 《군주론》은 이에 대해 마키아벨리가 제시하는 일종의 해답 같은 것이었다.
옳은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옳은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사람들이 군주의 덕목으로 들고 있는 것, 신의, 우애, 자애, 신앙심 등이 오히려 군주를 파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력한 권력과 효율성을 칭송하며, 무자비한 행동도 용인했다. 나아가 군주는 복종을 강요하기 위해 공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마키아벨리의 주장은 종교적 규율, 전통적인 윤리적 가치에 충실하던 그 당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급기야 16세기, 가톨릭교회에서 공포한 ‘금서 목록’에 《군주론》이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열렬한 추종자를 거느리는 이중성을 갖게 되었다. 특히 18세기 이후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혁명가 그람시 등의 지지를 받는 등 근대 정치학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완역에서 완독까지〉 시리즈는
고전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의 제한을 뛰어넘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끊임없이 고전 읽기에 도전한다. 하지만 고전은 우리의 학문 체계로는 분류하기 어려운 방식과 오래되고 낯선 언어로 쓰인 책이다. 그래서 읽기 어렵다. 그러나 ‘쉬운 읽기’를 목적으로 원래의 체계와 의미를 달리하면서까지 옮기는 것 또한 부담스럽다. 이에 시리즈 〈완역에서 완독까지〉는 원전의 체계와 의미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으며, 더불어 각 권마다 번역자가 제안하는 ‘어떻게 끝까지 읽을 것인가’를 소개함으로써 고전 끝까지 읽기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를 통해 미처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고전 읽기의 재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