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혼났어요
우리집
엘리베이터 안에서
“너는 어떻게 빈 가방을 들고
학교를 갈 수가 있어?”
“아무것도 없이,
도대체 뭘 공부한 거니?”
“…..”
엄마는 화났고
아들은 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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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나도
책가방 안 들고 가서
선생님한테 자주 혼났는데
전공 책 무겁다며
펜 하나 들고 다니다
#혼나고
제데로 된
가방 하나 없이
두 발로 지구 돌며
종일 길거리 노숙한다고
#혼나고
회사 다닐 땐
아이폰 하나 들고
출퇴근하다
부장님께 정신 빠졌다고
#혼나고
정신 빠진 그때의 나는
어땠을까
지극히 주관적인
내가 기억하는 나는
보고 외울게 없어
선생님한테
개인과외 받던 상전
전공 책 보다
99,98 학번 선배들 챙긴 덕에
법학 전공과목은
항상 A+
사막에서
몇 날 며칠 자며
모래만 있어도
사람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걸
몸소 경험
아이폰 하나들도
지옥철에서
노래 흥얼거리며
출퇴근하던 나
누군가에겐 기본적인 것들
누군가에게 불필요한 것들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아
온전히 내게만
집중할 수 있던 순간들
오늘도 난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여전히 혼나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