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 그림자가 되어 달리는 아이들의 시간
아이들은 길에 생긴 작은 물웅덩이나 나뭇잎에 달라붙은 애벌레같이 하잘것없어 보이는 것들도 쉽게 지나치는 법이 없다. 웅덩이에 다가가 찰박찰박 발을 담그고, 나뭇가지로 애벌레를 쿡쿡 찔러보고는 한다. 숨바꼭질하는 술래처럼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찾았다!”고 외치듯, 뭔가 색다른 것을 찾아내고 경험하는 것이 바로 놀이의 특징이다. 그렇지만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인간이 놀이를 하는 사정은 저마다 다르다. 평안한 삶 속에서 여가의 느낌으로 놀이를 발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삶이 힘들고 지쳐서 그 탈출구로 놀이를 찾게 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표그가 달린다』에 나오는 아이들은 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