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예술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한 ‘천재’다.
천재작가 이상은 그의 작품만큼이나 난해한 삶을 살았다.
그는 자신의 묘비명을 직접 써놓았는데.. 그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일세의 귀재 이상은 그 통생의 대작 종생기 일편을 남기고 서력 기원후 1937년 정축 3월 3일 미시,
여기 백일 아래서 그 파란만장의 생애를 끝맺고 문득 졸하다"
책 속으로
누구든지 속지 마라. 이 시인(詩人) 가운데 쌍벽(雙壁)과 소설가(小說家) 중(中) 쌍벽(雙壁)은 약속(約束)하고 분만(分娩)된 듯이 교만(驕慢)하다. 이들이 무슨 경우(境遇)에 어떤 얼굴을 했댔자 기실(其實)은 그 교만(驕慢)에서 기출(箕出)된 표정(表情)의 떼풀메이션 외(外)의 아무것도 아니니까 참 위험(危險)하기 짝이 없는 분들이라는 것이다.
--- “김유정” 중에서
그에게 무덤을 경험케 하였을 뿐인 가장 간단한 불변색이다. 그것은 어디를 가더라도 까마귀처럼 트릭크를 웃을 것을 생각하는 그는 그의 모자를 벗어 땅 위에 놓고 그 가만히있는 모자가 가만히 있는 틈을 타서 그의 구둣바닥으로 힘껏 내려밟아 보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종아리 살구뼈까지 내려갔건만 그곳에서 장엄히도 승천하여버렸다.
--- “지도의 암실” 중에서
'박제(剝製, 동물의 내장을 발라내고 안에 솜이나 대팻밥 등을 넣어 살아 있을 때와 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일)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공할 상식의 병이오.
--- “날개” 중에서
지금부터 한 일주일 전에 날이 따뜻하길래 도깨비 새끼들은 오(五) 육(六)마리가 떼를 지어 인가 근처로 놀러 나왔더랍니다. 하루 온종일 재미있게 놀고 막 돌아가려 할 때에 마침 동리의 사냥개한테 붙들려 꼬리를 물리고 말았읍니다. 겨우 몸은 빠져 나왔으나 개한테 물린 꼬리가 반동강으로 툭 잘려졌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재조를 못 피게 되고 말았읍니다. 그뿐 아니라 동무들도 다 잊어버리고 혼자 떨어져서 할 수 없이 입때껏 그 산허리 숲속에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 “황소와 도깨비 : 동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