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승패는 궁극적으로 집의 많고 적음으로 판가름하지만 그 과정은 한수 한수 행마(行馬)의 연속입니다. 우선 ‘행마’란 ‘돌이 움직이는 길’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지요. 바둑은 승부와 타협이 공존하면서 가치를 창조해 갑니다. 아무튼 승부는 승부. 접전이 벌어지면 행마가 좋고 나쁘냐에 따라 판의 유불리가 달라질 것은 분명합니다.
행마는 바둑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므로 너무 광범위합니다. 그런데 출발을 생각해 보면 그 기본은 바로 내 돌의 연결에 있습니다. 그런 연결의 관점에서 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이른바 쌍점, 마늘모, 한칸, 날일자 등의 행마입니다. 이런 모양을 상대가 끊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행마의 이론은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바둑은 귀와 변에서 출발하므로 이런 기본행마를 귀와 변에서는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지 살펴야 하겠지요.
이 책은 주로 귀와 변에서의 접전에 토대를 두고 기본행마의 이론과 활용, 그리고 좀 더 진화된 행마의 급소와 운영을 단계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귀와 변의 행마법을 익히게 되면 부분 접전에서의 힘이 붙고 판 전체를 이끌어가는 감각이 생길 것입니다.
1장 ‘이론형 행마의 기본 지식’에서는 주로 기본행마의 이론적 지식에 주안점을 두고 비교적 간단한 활용을 배우게 됩니다. 2장 ‘활용형 행마의 기본 감각’에서는 기본행마의 본격적 활용에 뜻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격과 방어의 다양한 장면이 등장할 것입니다. 1장과 2장은 행마의 기초 편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바둑을 두다 보면 여러 전략적 상황에 접하게 됩니다. 3장 ‘전략형 행마의 급소 감각’에서는 이런 다양한 장면에서 행마의 급소는 어디인지 배우게 됩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다채로운 맥이 등장하게 됩니다. 초반과 중반 전투에 요긴하게 쓰일 본격 행마법이라 보면 좋을 것입니다. 4장 ‘실전형 행마의 고급 감각’에서는 부분적인 기술을 토대로 하면서도 전체 판을 염두에 두고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3장과 4장은 행마의 실전 편으로 불러도 좋겠습니다.
바둑은 기술과 감각의 종합체입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굳이 분류하자면 1장~3장은 행마의 기술을 배우며 기본 감각이 싹틀 것이고, 4장은 행마의 실전적인 고급 감각에 눈을 뜨게 될 것입니다. 이런 구성은 체계적으로 배우게 하려는 생각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지만 어떻게 소화할 것인지는 여러분의 몫이기도 합니다.
또 구성에 흥미를 더하고자 각 장 말미에 ‘라이브 실전 포인트’라는 코너를 두어 그리 복잡하지 않은 실전과 소통하면서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도록 배려했습니다.
행마는 돌과 돌이 서로 소통할 때 효율과 가치가 커집니다. 그래서 평면적 행마보다 입체적 행마를 강조합니다. 이 책이 그런 지혜로운 행마로 감각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