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어느 文藝雜誌[문예잡지]의 좌담회에서 隨筆[수필]에 대한 이야기를 교환한 일이 있었다.
자세히 기억치는 못하나, 이야기의 초점은 아마 수필도 과연 다른 文學[문학], 이를테면 詩[시]나 小說[소설]과 같이 하나의 독립한‘장르’로서 취급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었던 듯싶다.
그때 이런 제목이 골라진 것은 수필이 차차 盛旺[성왕]해 감으로 문학하 는사람들이 이런 것을 쓰는 데다가 多分[다분]의 정력을 傾注[경주]해서 足[족]한지 아니한지 하는 문제가 아니었는가 생각된다.
그런데 당시로부터 벌써 5,6년의 세월이 지났고, 이지음 와서는 잡지에는 물론 신문에까지 수필이 여간 많이 실리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그때에 비하면 수필의 성질이 꽤 변했고, 鷺山[노산] 같은 이는 이런 종류의 單行本[단행본] ── 만일 紀行[기행]도 수필 속에 넣는다면 ── 까지를 數三種[수삼종]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現像[현상]만을 가지고 우리 문단에 수필이 새로운 地步[지보]를 요구할 만큼 성장했다든가, 수필을 論[논]하는 게 이미 불가결의 과제가 되었다든가 하면 물론 하나의 성급한 과장임을 免[면]키 어려울 것이다. 헌데 도대체 수필이라는 것을 어떤 것을 가르켜 이름이냐 하면 우리는 곧 이것이다 하고 즉석에서 집어 보일 만한 그런 무엇을 가지고 있지 못함이 또한 수필의 수필다운 곳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