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산 기슭 된장이 익어가는 명재 윤증 선생의 고택 찾았을 때 느티나무 아래 은은히 풍겨나는 문화의 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삼척 오십천을 내려다 보이는 죽서루 누각의 널마루에 앉아 태백산맥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취하며 옛 선인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천년의 역사를 씻겨 온 진천의 농다리 교각 사이의 상판에 서서 물 흐름을 보며 세참을 이고 이 다리를 건너갔던 아낙네의 모습을 그리며 농촌의 서정을 담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전국 곳곳을 걷다보면 어느 한곳 그냥 지날 칠 수 없는 것들이 진주알처럼 자리잡고 있다. 우리의 문화재를 찾아 다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문화재를 들여다보는 것은 현실의 잣대로 과거를 예측해 보는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백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다소곳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우리가 현실의 삶에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문화재는 현실의 삶보다 과거 선조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어낸 소중한 삶이 담겨 있습니다. 때문에 그 가치는 저울로 달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입니다.
문화재는 살아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함도 있지만, 문화재로부터 가치를 찾아 이야기를 엮어가는 것이 문화를 보는 첫 단추가 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문화재는 과거의 시간을 지금의 시간으로 끌어내기도 하고 과거에서 과거로 멈추게도 하고, 과거에서 미래를 열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화재를 보는 것은 쉽고도 어려움이 따를 때가 많이 있습니다. 시대를 엮어 가야하고 솜씨를 찾아내야 하고 이상을 탐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재를 찾아 떠나는 날이면 마음부터 설렘이 있지만, 부담이 될때도 있습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에 정리를 하고 차근차근 접근을 하면서 과거를 열어보고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상상하며 답을 찾아내지만, 그 과정은 늘 부족하다는 것을 느겼습니다.
문화재는 역사적 사실은 같지만, 예술적 가치나 문화적 가치 등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문화재에 대한 접근이 가까워질수록 얻고자 하는 가치는 한층 높아 갈 것이며 그 문화재는 늘 빛이 날 것입니다.
〈흙돌나무풀의 유산〉은 우리의 문화재에서 가치를 얻는데 그 중심에 있고자 하는 생각으로 글을 쓰지만, 늘 부족하다는 생각에 꼬리표가 따르고 있습니다. 더 많은 문화재 이야기로 한발 더 가가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