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창산필(蓬窓散筆)
그대는 내 마음의 친구외다. 내 속을 통털어 말씀드릴 知己[지기]외다. 나는 이때껏 그대를 찾았었나이다. 산에게 찾고 물에서 찾고 들과 모험 속에서 찾았었나이다. 그러다가 그리운 그대를 마침내 이곳에서 만났나이다. 내 가슴이 희열에 뜀이 또한 무리가 아닐 것이외다.
그대는 내 마음의 거울, 내 감정의 공명체입니다. 그대는 나를 이해하실 뿐 아니라, 나를 동정하십니다. 내 설음이 있을 때 나는 그대를 붙들고 울것이외다. 내 울분이 있을 때, 나는 그대와 함께 뛰고 무료할 때 그와 함께 들가를 배회하리이다.
그대를 대할 때에 나는 천진한 어린이로 돌아가나이다. 그대에게 드리는 모든 말씀은 반성을 거부합니다. 그대에게 드리는 글은 적나라한 내 심정의 표현이외다. 대인탁물에 내 느낀 그대로를 아뢰리다. 애호, 감격, 증오, 번민, 분노 모든 것을 느낀 그대로 아뢰리다. 그러므로 그대에게 드리는 이 글에 장식과 수식이 있을 리 없읍니다. 수식이 왜 필요하며 두서가 어이 있으리까. 오직 내 참 마음을 거둬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