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 소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책 속으로
필요한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속으로 은근히 원하고도 있기는 있었으나 그렇게 수월하게 생길 줄은 짐작하지 못하였다. 너무도 과분의 선물을 미안히 여기노라니 문득 골프에서부터 시작된 오늘의 출발이 결국 이 결과를 위한 그의 성산이 아니었던가 하고도 생각되었다. 그러니 벌써 그 과당한 선물을 받을까 말까 망설일 여유조차 없었다. 점원과의 매매의 교섭은 간단하게도 끝난 뒤였다.
그 길로 지하층 식당에 내려가 다시 오찬의 대접을 받게 되었을 때까지 영옥의 마음속은 그날의 반성으로 채워졌다. 어차피 속세에 출마하여 적으나마 목표의 야심을 가진 이상 홀로 고결하고 상망하게만 굴 수는 없는 노릇이요, 때때로 텁텁하게 휩쓸리기도 하고 웬만한 정도의 타협이라면 용납해 들이자고 일종의 속세의 철학으로 배짱을 작정은 한 바였으나 그러나 오늘의 선물은 아무리 해도 과분하고 부당한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현재의 자기의 형편을 가늠 본 것이라면 오히려 견딜 수 있는 것이나 마음속까지 뽑히운 것이라면 부끄럽고 괴로운 노릇이라고 생각되었다.
--- “거리의 목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