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 소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책 속으로
“최석사, 대신 들어서시오.”
옆에서 바라보고 있던 최석사에게 자리를 사양하고 정주사는 웃목에 서 있는 넓은 침대에 가서 몸을 던지고 마작 소리를 옆 귀로 흘리면서 자기 스스로의 생각에 잠겼던 것이다. 정주사의 사랑하는 외아들이 일확만금을 꿈꾸고 새 실업을 꾀하여 동해안으로 떠난 것은 벌써 작년 봄이었다. 대학을 마친 풋지식을 놀려두기보다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 수년 전부터 동해안 일대에 왕성히 일어난 정어리업에 기울였던 것이다. 바다일이라는 것이 항상 위험하기는 위험한 것이나 천여석지기의 자본을 시세 좋은 정어리업에 들여 밀면 만금이 금시에 정어리 쏟아지듯 쏟아질 것이다. 고 생각한 그는 대번에 삼백석지기에 넘는 옥토를 은행에 잡히고 이만여원의 자본금을 낸 것이다.
십여 척의 어선과 어부를 사고 수십 채의 그물을 사고 해변에 공장을 세우고 기름 짜는 기계를 설치하고 공장 노동자와 수백여 명의 능률 노동자를 써가면서 사업을 시작하였던 것이다. 얼떨떨한 흥분과 모험감으로 일년 동안을 계속하여 분주한 어기(漁期)를 지내놓고 연말에 가서 이익을 타산하여 보았을 때에 웬일인지 예측과는 딴판으로 수지가 가량없이 어긋났다.
--- “마작철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