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군부대는 울타리를 가지고 있다. 이 울타리로 인하여 대한의 아들, 군인은 민간사회와 단절된다. 이 책은 고립된 울타리 속에 있는 군인들의 문화에 대한 욕구와 활동들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줄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특히, 애인과 생이별을 하고 군에서 별리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의 애환을 들려주며, 장병들이 그들의 애인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군의 또 하나의 임무라고 저자는 외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 봤을 ‘군축이(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저자가 실제 기계화보병대대장으로 근무했던 지휘관의 입장에서 바라봤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롭다.
사실 ‘군대’ 이야기는 ‘성’에 특히나 민감한 요즘, 자칫 잘못하면 젠더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다루되 ‘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밖에 할 수 없는가’라는 색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이를 구조적,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돋보인다.
또한 실제로 대대장으로 근무한 경험에서 오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심층적인 분석, 다양한 단상들을 제시해 읽는 이로 하여금 책에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저자의 명명법 또한 특이한데, ‘먹고, 자고, 차고’에서 연결어미 ‘-고’를 이용해 만든 ‘삼고문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의 앞 글자를 딴 ‘군축이’ 등의 명명이 흥미롭다.
군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그럴 수밖에 없는 것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낸 후,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점이 인상 깊다. 무엇보다도 이 방안이 비현실적이거나 몽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군 현장에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심도 깊은 고민과 애정 어린 실행을 통한 경험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울타리로 단절된 군인들의 병영생활에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그날을 염원하며 외치는 저자의 작지만 강한 목소리는 우리 사회와 군에 더 큰 울림으로 퍼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