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사금: 다달이 내던 수업료.
대학에 들어가서야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춘기 시절 우리 반엔 부잣집 아이라곤 동네 작은 호텔 집 딸 하나였고 그 애가 뻐기듯 가져온 호텔 도시락에 들어간 오렌지 조각이 생경했다는 기억 정도. 대학에 와서 엄마를 따라 철마다 명품 핸드백을 바꿔 들고, 가족 여행은 꼭 해외로만 다니는, 별세계에 사는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평행선을 달리기만 하는 우리의 극명하게 다른 현실에 눈을 뜨게 되었다.
월사금의 ‘셋째’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은 1930년대의 조그마한 여자애의 가난이 또한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오늘의 가난과 너무 닮아있기 때문이다. 사회는 많이 개선되어 돈이 없어 의무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부의 세습과 가난의 대물림은 더 공고해지고 있고, 가난에 파묻힌 오늘날의‘셋째’들은 여전히 다음 날을 걱정하며 초조하게 살아나간다.
어린 시절, ‘왜 우리 집은 돈이 없을까?’불쑥 생각해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 셋째’의 이야기를 읽어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 때의 나를 만나 위로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