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나 생명은 꿈틀거린다. 그 생명을 우리는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관심 밖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눈을 뜨게 되면 거기에는 새 세상이, 아니 경이로운 천지가 펼쳐지고 있다.
우리가 생명을 창조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태어난 생명을 더 아름답게 분단장할 수는 있다. 그래서 나는 지난해부터 거기에 렌즈를 가져다대는 일에 빠졌다.
하나, 둘, 셋. 그렇게 상자 안에 담다 보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찬탄이 터져 나온다. 그리하여 그게 시조로 남았다. 하나둘 모인 것이 이제 제법 모여 세 번째 묶음으로 숨을 쉬게 되었다.
꽃잎 속에는 별천지가 있다. 꽃 속에 또 꽃이 있고 그곳에 우주가 또 하나 존재하는 것이다. 그 우주를 훔쳐보는 재미로 나는 오늘도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지난 다섯 달 동안 그렇게 모은 흔적들이다.
물매화
가녀린 대공 위에 곱게도 나 앉아서
하늘도 하 멀어라 세 치도 길다고라
화반에 얹은 요정들 꿈속에서 노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