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단 악당이 없어지면 보안관이 필요 없듯이,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의 세계경찰로서의 지위에 대해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미국은 러시아, 중국, 인도와 같은 강대국과 함께 세계지배의 손익을 분담해야 한다. 이에 미국은 세계지배의 이익을 독점하고자 군사적 우위를 통해 쇠퇴하는 경제적 지배를 지탱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군사적 우위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악의 축’인 이란과 조선을 이라크나 리비아처럼 제거할 수 없다. 오히려 이들 나라들은 핵협상에서 보듯이 미국으로부터 체제를 인정을 받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이 협상을 통해 이들 국가를 악의 축에서 지운다면 ‘가상적국’을 설정하는 미국의 전략은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테러와의 전쟁은 베트남전쟁이나 코리아전쟁과 달리 미국 본토에 있는 일반 시민을 불안에 떨게 하였다. 일반 시민의 안보불안, 중동에서 끝나지 않는 전쟁 역시 미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외교정책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조건은 지상군 철수와 네이션빌딩의 중단, 해외 미군기지의 감축, 국내 문제로의 회귀 등 추세를 심화시켰다. 2016년 대선결과도 이를 반영하였다.
평론가들은 미국의 일시적 후퇴를 고립주의 혹은 신고립주의로 평가하지만 팽창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미국의 입장에선 이는 숨고르기, 즉 개입의 조정에 불과하다. 문제는 미국의 후퇴 혹은 퇴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글럽에 따르면 모든 제국은 평균적으로 10세대, 즉 250년에 걸쳐 개척, 정복, 교역, 풍요, 지성, 타락, 붕괴 등 7단계를 거친다. 공교롭게도 미국 건국 역사는 2026년이면 250년이 된다. 스페인전쟁부터 제국주의 역사를 따진다면 이제 백년이 넘었을 뿐이다.
미국의 패권은 붕괴될 것인가? 이 책은 미국의 패권이 유지될 수 없는 이유로서 미국 자체의 변질, 러시아 및 중국과의 경쟁, 조선과 같은 핵무장국가에 대한 외교 실패, 미국에 대항하는 동맹의 형성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미국의 패권전략의 형성, 변화과정, 전망을 다루는 것은 미국의 코리아정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국의 세계전략을 먼저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경제적으로 성장하였고, 조선은 핵무장을 달성하였다. 냉혹한 국제적 현실 앞에 민족주의자가 아니라고 해도 코리아가 통일을 달성하여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잘 사는 강대국이 됐으면 하는 소망을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코리아의 통일, 코리아의 번영의 길에서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미국이다. 지금은 중국, 일본보다 더 지긋지긋한 나라이지만 우리가 통일과 번영을 이루려면 이 미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국 문제를 정면으로 극복하려면 먼저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고민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