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불안하였다. 다시 몸을 돌렸었다. 머리가 휭휭 내둘리었다. 내둘리는 머리를 들어 천정을 쳐다보았다. 보기 싫게 검붉은 목단화 송이 그림이 흩어져 있을 따름이었었다. 창 위에 숙경의 남편이 동경에서 여러 학우들과 함께 박은 기념사진이 걸리었었다. 숙경의 시선이 거기에 머무를 때, 그는 무거운 몸을 일으켰었다. 숙경의 시선이 등불을 돋우고 그 사진을 굽어볼 때에, 언제든지 조금 느끼던 질투의 맘이 전신에 불꽃처럼 일어났었다.
‘아까 노파가 말하던 여자들도 이러한 여자 가운데에서 나온 것이다…….여자가 남자와 사진을 박아…….’
사진을 놓으면서 그의 남편이 이 사진을 보내며 한 편지의 말을 그는 생각하였다. 새 여자들을 남자와 다름없이 모든 일을 하며 교제한다고 자기를 비웃는 듯한 말을.
‘이 중에 그의 남편과 좋아하는 이가 없는지 누가 보장하랴 알 수 없다.알 수 없다아! 있으면…….’ 그는 사진을 던지고 아랫목에 다시 그 쓸쓸한 잠자리에로 들어갔었다. 노파의 한 말이 의연히 귀에 들리어온다. 서로 애정이 없으니까…… 부모끼리 자기 맘대로……. 애정이란 것은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남자들이 요구하는 애정이 어떠한 것인지 과연 알 수 없고, 자기가 지금 그의 남편을 생각함에 어떻게 하여야 애정이 있다 할까. 어떻게 더 극진히 생각하여야 애정이 샘물 솟듯 할는지 알 수 없었다. 부모끼리 자기들 의사대로, 이것은 나의 형편도 노파가 말하던 그 불쌍한 여자와 빈틈이 없이 맞는다.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