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고 달뜨는 동해 추암으로 가볼까?
여행은 늘 과거를 보고 지금의 여행을 즐기고 미래의 여행지를 설계하는 시간이다. 모처럼 아이와 시간을 접어두고 짧은 여행을 떠났다. 달이 뜨고 별이 보이고, 해가 뜨고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 해변을 찜했다.
시간을 쪼개 쓸수록 몸은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여행을 갈 때는 메로리도 마음도 모두 비우고 떠난다. 신바람 나게 보고 듣고 기록하고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는다. 집에 돌아와 가득 찬 보물들을 풀어내며 감동과 미소가 채색된다. 황금처럼 빛나는 보석들을 정리하는 시간은 기쁨이고 삶의 활력소가 된다.
지난날 여행의 추억은 잠시 폴더 밑에 숨겨두고, 오늘 찾은 보석들을 새폴더에 담는다. 여행은 늘 따듯한 햇살이 있는 것만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 동해로 떠난 1박 2일은 빛나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채워가기에 충분하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겨울 여행과 산들내에서 풀꽃을 담았던 시간들, 옛 추녀에 매달린 고드름을 따던 동심을 이야기했다. 멀리 있는 아이와의 시간여행도 그려 보았고, 백사장에서 소라껍데기를 벗 삼아 모래성을 쌓던 추억도 꺼내 보았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창밖에 다가오는 풍경 속에는 지난날 여행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곳이 슬라이드처럼 지나간다.
오늘은 지하의 동굴에서 세월의 축적에서 얻어진 종유석과 석순, 밀려오는 물결 위로 솟아오른 달의 원천, 바닷가의 별들, 밤바다의 해음, 아침의 일출, 새천년도로의 기이한 풍경, 논골의 벽화, 하얀 등대의 그림자, 고향의 발자국, 그리고 하얗게 피어난 눈꽃에서 보고, 느끼고 즐기던 시간을 채운다.
부부가 들려주는 동해 추암의 편지를 〈일출! 가슴에 담다〉에 남기며 행복 우체통에 넣는다. 누구나 수신자가 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