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픈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내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아둔 아픔들을 긴 세월 바동거리며 익히고 빚어낸 내 시뿐입니다.턱없이 부족한 필력으로 이리 고한다는 것이 어쩌면 아픈 세상에 또 다른 아픔을 더하는 부질없는 짓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아픔과 아픔이 만나면 더 큰 아픔이 아니라 의외의 공감과 치유가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운 바입니다. 상처를 같은 상처로 감쌀 때 아물기도 하는 아이러니를 수없이 겪었습니다. 세상이 아프고, 사람들이 아프고, 내가 아프지만 그렇다고 절망으로 침몰해가는 무기력한 나날들은 싫습니다. 우리 서로가 용기있게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공감할 때, 절망을 뚫고 세상으로 또 내 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희망이라는 빛줄기를 함께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번 시집의 시들이 이 아픈 세상에 전하는 저의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