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시민과 정부 간 관계는 우리-관계여야 한다. 정부는 사회계약의 산물이며, 공무원은 시민 모두가 나라살림에 관여하기 곤란해 동료 시민들에 의해 국정 대행자로 고용된 대표시민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민과의 관계를 우리-관계라고 생각할 때, 즉 시민의 문제가 바로 공무원들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할 때, 정부의 업무는 굳이 소관과 관할을 따지는 핑퐁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필히 돌봐주어야 할 사랑의 행위가 된다. 시민들은 더 이상 행정의 대상이나 통치의 객체가 아니라 정부가 반드시 지켜주고 돌봐주어야 할 사랑의 대상이 된다.
정부가 사랑의 대상인 시민들과의 관계를 우리-관계로 재정립할 때, 시민들 마음속으로 깊숙이 파고들며 시민의 생활문제에 귀 기울이는 시민 속의 정부, 우리들의 정부가 될 수 있다. 그런 시민 속의 정부만이 시민과 머리를 맞대고 숙의에 숙의를 거쳐 시민생활의 질에 직결되는 사람을 위한 정책 설계에 올인할 것이다.
이 책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정부가 의미있는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 정부 설립의 철학적 기반, 시민과 정부의 기본적 관계성, 정부다운 정부가 되기 위한 정책설계의 방향, 이를 위한 정부의 자기 개혁과 시민사회의 자강 등 시민과 정부라는 개념을 화두로 삼고 필자가 몇 년 동안 씨름해온 삶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