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지금, 만화》 1호의 첫 발간은 무엇보다 만화비평의 중요성을 정부와 만화계가 인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과거 한국영화의 부흥기를 평론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관점에서, 한국만화도 그 치열한 평론문화의 정착에서 꽃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바야흐로 웹툰 전성시대인 지금, 제대로 된 만화(웹툰) 비평서로서《지금, 만화》가 그 역할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금, 만화》11호는 21세기 한국 에로티시즘 웹툰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고자 한다. 로맨스판타지와 학교 소재가 대부분인 국내 웹툰에서 성애 수위가 높은 에로틱한 웹툰의 의의도 알아본다.
국내 만화계에서 성애 수위가 높은 성인만화는 어린이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수익이 높은 효자상품으로 인식됐다. 시간이 흘러 과거 우후죽순처럼 생긴 웹툰 플랫폼 가운데 살아남은 국내 20여 개의 업체에서 고수익을 올린 곳은 이런 성인만화를 유료로 서비스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남성향 성인 웹툰 전문 플랫폼인 탑툰의〈동네 누나〉부터 레진코믹스의〈야화첩〉, 봄툰의〈마녀, 30세〉와 같은 여성향 성인 웹툰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2000년 대 이전 주간지나 만화잡지에 등장한 성인 만화는 불안하고 각박한 현실 속 평범한 남성이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성애를 통한 블랙 코미디를 그렸다. 그러나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웹툰이 등장하면서 좀 더 강도 높은 수위를 담은 폭력과 성애 만화를 올 컬러로 손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럼에도 허를 찌르는 유머감각과 노출과 폭력이 없어도 성인만화가 가능함을 보여줄〈아색기가〉와 같은 작품이 그리워진다. 하지만〈나쁜 상사〉, 〈괜찮은 관계〉와 같은 여성향 성인 웹툰의 등장으로 왜곡된 성편견을 비틀면서 동시에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지금, 만화》11호는 국내 에로티시즘 만화의 현 위치를 짚어보고 어른만의 심오한 감수성을 담은 에로틱 만화의 미래를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