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눈이 소복이 쌓인, 지각생 시인 한주혁의 첫 시집.
우스게 소리로 이 시집은 기초 연금 수령, 통신비 할인, 지하철 도시철도 무료, 국공립공원 무료 등의 만 65세들을 위한 각종 혜택으로 인해 생긴 여유에서 탄생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본 시집은 저자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으며 이겨내온 삶의 하루 하루 가운데 탄생한 저작물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욕심없이 하루에 딱 한편의 시(詩)완성하기. 본 다짐으로 고군분투하며 시를 써온 지도 벌써 15년이 다되어간다. 이 다짐이 지켜질 때도 지켜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한 다짐으로 차콕차콕 쌓아온 시(詩) 중에서도 선별하여 시집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이번 시집에는 시인이 광야같은 인생에서 마주한 시에 대한 갈등과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서려있다. 세상에서 마주한 것들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시에 대한 그만의 응답을 찾아나서는 모험의 산물인 셈이다. 때마다 우연찮게 얻어진 단어들이 넋두리처럼 ‘시’라는 강을 이룬다. 한 방울 두 방울 물방울이 모여 큰 강을 이루듯 불쑥불쑥 떠오른 단어 단어들은 자연스럽게 시가 되었다.
총 5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인학교〉, 〈시(詩)가 쉽게 쓰이지 않는 까닭은〉, 〈초락도의 무지개〉 등 흙과 불로 단련되고 단단해진 정금같은 시 50편이 수록되어있다.
“수 많은 세월이 흘렀다.
시인은 그들에 의해 총살되었고,
교회는 문을 닫았다.
부활을 기도 하며...”
〈시인학교〉中에서